"가수들 줄 세워 간 곳에 김정은"…5년 전 평양 공연 뒷이야기

입력 2023-12-15 14:30   수정 2023-12-15 14:31


2018년 평양 공연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당시 무대에 올라 두 곡을 불렀던 가수 백지영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후일담을 전하면서다.

백지영은 2018년 4월 남북 평화 협력 기원 공연을 위해 평양을 찾았고, 무대에서 '총 맞은 것처럼', '잊지 말아요'를 열창했다. 당시 백지영 외에도 조용필, 이선희, 윤도현, 레드벨벳, 서현 등이 남측 예술단으로 포함됐던 바다.

백지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북측에서 정해준 곡을 불렀다. 그때 북한의 정세가 누가 숙청당하고 그랬다는 뉴스를 보고 난 다음이었는데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라고 하니까 이상했다. 부르기가 좀 그래서 다른 노래를 부르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북쪽에서 그 노래를 원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잊지 말아요' 반응이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조금 따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떠올리면서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예고 없이 나타났다"고 털어놨다. 백지영은 "줄을 세워서 만남의 장소로 갔는데 매니저들은 남아있으라고 하고 아티스트들만 데리고 가더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간다는 말을 안 해서 웅성웅성했다. 팀마다 한 명씩 수행원이 있었는데 '위원장님이 오셨다'고 말하는 걸 가면서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봤을 때 현실감이 없었고 상상도 못 했다. 말 한 번 잘못하면 아오지 탄광 간다는 말을 듣고 자란 세대라 너무 무서웠다"면서 "머리 각이 저 정도면 자를 대고 하지 않았을까 싶더라. 소매 깃 등 어디 하나 흐트러짐 없이 1톤짜리 다리미로 다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칼 같았다"고 털어놨다.

다 같이 단체 사진을 찍었을 때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백지영은 "하필이면 내 자리가 위원장 바로 뒤였다.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서게 됐는데 사진사가 앞에 있는 사람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들이 안 보일 수 있으니 자세를 좀 낮춰달라고 했다. 그러니 위원장이 '나도 1열인데 그럼 나도 낮추란 말이오?'라고 하더라.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근데 그래 놓고 자기 혼자 또 웃더라. 본인은 농담한 것 같더라"며 웃었다.

김정은 대역설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는 화들짝 놀라며 "분위기상 확실했다. 포토샵을 안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신문에서 본 그 얼굴과 머리 스타일, 몸매, 키 모든 게 예상한 대로였다"고 했다.

리설주, 현송월의 첫인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먼저 리설주와 관련해 "아파 보였다고 생각했다. 왜 이렇게 창백한가 싶더라"고 했다. 이어 "조용하고 딱 동양적인 미인이었다. 자연스럽고 예쁘더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위원장과 "부부 느낌은 없었다"고 했다. 백지영은 "둘이 손을 잡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수직관계라는 느낌이 들었다. 수평관계는 확실히 아닌 것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현송월에 대해서는 "77년생이라면서 나보고 언니라고 하더라. 여장부 스타일이었다. 굉장히 털털하고 대화가 꽤 괜찮았다. 공연이 끝나고 술판이 벌어졌는데 술을 정말 잘 마시더라. 말술이다. 그거 안 지려고 이를 악물고 마셨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현송월이 나한테 '언니~'라고 부르고는 떠나지 말라고, 가면 언제 또 보냐면서 부둥켜안았던 게 생각난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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